⊙ 심보선

그라나다 / 심보선

늘봄k 2019. 7. 17. 09:29

그라나다 / 심보선


 문학과지성 시인선 397 눈앞에 없는 사람 . 시인 심보선


제 2부 들 그라나다 / 심보선



발에는 헐거운 바람을 신고 등에는 단단한 태도를 걸치고 여행을 떠난다 떠나지 말아요 내 눈동자에 호소했던 그 불덩어리 오늘의 여행에 동행자는 없다 어제까지는 함께했건만 하지만 나의 태도는 어느 때보다도 단단하다 스솨스솨 나의 발걸음은 바람을 질질 끌고 나아간다 발치에 떨어지는 정오의 종소리 한 번 두 번 세 번 …… 왕보다 왕국이 왕국보다 왕국이 왕국보다 알람브라가 알람브라보다 사이프러스가 오래 연명한다 이곳에서 죽음은 삶으로부터 투명한 화관을 빼앗아 차가운 돌길 위에 내팽개친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앞으로 나아가도 새로운 대지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나는 다 늙어버린 노인 너무나 외롭다 어제까지 함께했던 동행자가 그립다 눈동자 속에 불을 숨긴 검은 피부의 여인이 그립다 여행을 떠난다 발에는 헐거운 바람을 신고 등에는 단단한 태도를 걸치고 떠나야 한다 한 발짝을 내딛자마자 길 위에 쓰러질지라도 발치에 떨어지는 정오의 종소리 한 번 두 번 세 번 …… 네번째 종소리는 들이지 않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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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인생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과거의 나를 버리세요


☞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과거에 얽매여 있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몸에 배어 있는 낡은 습관들은 이제 잊으 세요. 이젠 앞으로 나아갈 시간입니다.


2019年 07月17日.水曜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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