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말 위에는 이파리 돋아나 흔들리고 꽃을 찾아 내 피워 올리다가 지나가는 사람의 아래, 툭 던지기 도 하다 바람이 불고 피가 놀고 거리에 찾아가 한없 이 등지고 서 있다가 문득 돌아서는 버린 말 위에는 친구가 찾아오기도 하다 엿보는 사람들이 있고 애써 뒤적이는 사람들도 있고 좁은 길목으로 들어서고 그 림자를 날름대기도 하는 그럴 땐 아파하기도 하다 아니오와 예 사이를 끈기 있게 망설이는 사람이 있으 면 어깨를 툭 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사무원처럼 춥 기만 하기도 하다 꿈이 너무 많은 아이처럼 복도를 지나가며 어떤 소리를, 추억을 불러일으킬 괴음을, 그렇지만 쓸모없지만은 않은, 그런 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 있고 애써 모른 척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지 않았는지 망설이는 버린 말은 인파를 향해 나 있는 테라스에도 앉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