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가 좋아
염소의 숲 본문
문학과지성 시인선 393
오늘 아침 단어 시인 유희경
Ⅲ부
염소의 숲 / 유희경
--- J. 우리를 들뜨게 하는것
염소를 본 적이 있다. 흰 종이를 먹고 눈부신
수염을 기렀다. 울음마다 바구니가 하나씩 생겨났다.
나는 염소를 좋아하게 되었다.
숲의 나무들은 몰래 버섯을 낳는다. 버섯을 따 먹
으면 안개와 어둠과 눈물을, 구토와 설사와 발열을
배우게 된다고 염소가 알려주었다.
하지만, 숲으로 가는 길은 막혀 있단다. 버섯을 따
러 갈 수 있는 건 오직 염소뿐이야. 눈부신 수염을 치
켜들고 실컷 뻐기는 표정으로. 나는 염소를 좋아하니
까. 염소는 그래도 된다.
그 날밤 나는 염소의 목줄을 풀어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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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年5月25日.土曜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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