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 시인선 393 오늘 아침 단어 시인 유희경 1 부 들립니까 / 유희경 들립니까, 들립니까, 내말이. 심장이 망막에 그리는 모습. 손을 보내준다 했을 때, 먼 손이라니, 웃고 말았는데, 믿기 시작한, 그물 같은 눈의 암흑, 어둡습니까, 어두워지나요, 내 말이? 지금은 빛남에 대해 말하는 시간 눈을 벗고 누웠을 때 너무 환한 빛은 그만큼의 그림자를 데려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것만은 아니겠지만, 무섭나요, 무섭습니까, 내 말이. 먼 손이 찾아올 때는 주먹을 꼭 쥐라고 오지도 않을 거면서, 감지 못한 눈이 흔들려 떨어뜨리는 어떤 포기, 다시, 만져보는 느린 감촉 내 것이 아닐 거라고 중얼거리는 울고 있나요, 우나요, 내 말이. 두 손이, 멀리서 올 두 손에 덮여 점점 멀어지고 있는 아득함 너머 보이나요, 보이나요, 내 말이. 아니오,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하고 내가 내 말을 울고 있어요 모르게.